연극 제목 '이상' 이라는 것을 보았을때  중학교때인가 국어책에 나온 '날개'라는 단편소설의 작가가 나오는 뭔가 하면서도 사실 막연했다. 사실 별 기대없이  나름의 문화생활을 즐긴다는 기분으로 보러가게 된 연극 '이상' 그러다 보니 처음 20분은 사실 몰입하기 힘들었다. 배우들의 목소리도 잘 안들렸고 (안들렸다기 보다 내가 못들은것이었다.) 뭔가 적응이 안되었는데 애써 그들의 대사에 집중하려고 하면서 보기 시작하니 나도 몰입이 되고있었다. 

 극중 김기림의 대화에서 부터였던가?  ( 연극을 본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벌서부터 기억이 희미해지네..) " 새로운 모던... 이라는 표현이라는 대사였던것 같다. 여기에 다른 동지(?)가 새로운 모던이라는것이 말자체가 안된다는 것이라고 했던 부분이었던것 같다.  그러면서 이상은  자신의 초상화를 들고 실상자신의 얼굴은 그저 표정일뿐 자신이 아니나 오히려 초상화에서 자신의 여러가지 진짜모습을 발견할수있다는 내용의 대사가 나올때는 깊히 몰입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극이 끝날때 까지 시가 뭔가? 예술이 뭔가하는 질문속에 빠졌다. 그리고 연극 '이상'에서 그의 시가 읊어지기도 하지만 중간에 우리가 많이 들었던 "인생은 짧고 예술을 길다"라는 말이 마치 그의 지난 생이 짧으면서도 지금까지도 난해해 보이는 연극으로 재조명되는것이야 말로 길게 남는 예술 그대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어서 떠오른것은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라는 책이었다. 이책을 읽었을때 나는 시가 뭔가 하는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났다.  책이 시작부분에 있던  월트 휘트면 시가 영혼과 몸 다른게 아니라는 주장으로 시를 써낸것에 대한 분석의 글을 보면서 그간 시가 뭔지 모르겠다던 내생각에 후려치는 뭔가 감이 잡힌 다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 느낌은  '시는 자신의 바라본 무엇인가에 대한 자기주장(철학)의 짧은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까지는 시는 그저 화려한 수사를 음율적으로 담은, 막연한 단어인 '시적'인  글이라는 정도 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의 시에 대한 개념이 맞거나 틀린것은 중요하지는 않다.(기준이 있지도 않겠지만)  그러면서도 갖게 된 생각이 '시'뿐 아니라 모든 예술이 결국 예술가의 자기주장을 표현한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좀더 길고 자세하게 서술하느냐, 한컷의 이미지로 보여주느냐 , 짧은 글로 나타내느냐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서인가 오늘 연극을 보는 동안에는 연극은 어떠한 자기 주장을 펼치는 예술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연극의 대사도 귀에담았지만 동시에 이상이라는 시인의 인생을 연극이라는 2시간이라는 극단적인 짧은 시간에 담아 내는 것역시 또다른 예술적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이라는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것 혹은 그에 대한 고민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있는 순간을 뽑아내어 1차 글로 담아내고 다시 연기자들은 그것을 무대위에 그려내는 것이기 때문에 연극 역시 참으로 놀라운 예술장르가 아닌가 싶었다.

지루할뻔 했지만 나에게 오히려 긴장되었던 연극 '이상'이 되었다. 그래서  내용은 한 10%정도 이해 했을까? 싶지만 연극을 보는동안의 내 느낌은 오래도록 기억될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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