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기르다 보면 야단쳐야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루에도 여러번일때도 많고,  어째든 뭔가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을때 바로 잡아주어야 하는데.  이때에 감정적으로 치우치기 쉬운 부모의 자세를 좀더 아이 중심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어떻게 고쳐야 할지를 스스로 깨닫게 하는게 중요한것 같습니다.


  저도 아이가 둘이 있는데  큰아이는 딸아이어서 인지 그래도 비교적 말을 잘듣는 편입니다. 커가면서 조금씩 자신의 생각이 있어서 부모의 말을 무조건 듣는것은 아니고 스스로 뭔가 의견과 불만도 얘기하고 있는데.  그래도 어느정도 얘기가 잘통하는 편이라 아내도 별 어려움 없어 하는데.  요즘 둘째아이와 (초3)하고 부딛히는 일들을 힘들어하네요.  숙제시키는 것도 힘들고,  일어나서 밥먹게 하는것도 힘들고, 씻게 하는것도 힘들고 무엇이든 아이가 뭔가할일을 안하고 있을때 하도록 하는게 너무 힘들다고 하네요.


그러다보니  저녁때 퇴근해서 집에 가보면  둘사이(아내와 아들)이  적대(?)관계가 되어있는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아내는 아내나름대로 힘들다고 하고 아이는 아이대로 엄마가 밉다고 하죠.  그래서 그나마 덜 혼내는 제가 아이의 얘기를 들어주게 되어 친하지는 기회를 얻고는 있는데.   저역시도 아이의 행동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는것은 마찬가지이고 그때마다 아내에게 떠 넘길 수 는 없기에 아이에게 좀 더 효과적인 혼내기(가르치기) 방법을 고민해 보았습니다.



아이에게 대화로 문제해결하기  vs 수학문제 풀이 가르치기



초등학교 4학년쯤 부터 문제를 보면 고학년으로 올라가서인지 초3때와 수학문제 경향이 확실히 달라집니다.  큰애가 초5학년인데 4학년때 문제를 못풀고 힘들어 하는 아이가 어떻게 하고 있나보면.  수학 문제의 문장에 대한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흔히 수학을  나열된 연산식을 놓고 계산만하는것만 보다.  긴 문장의 문제를 보면 이를 정리를 하지 못하는 것이죠. 학교에서 선생님이 풀어줄때는 부분부분 잘 나눠서 식으로 옮겨 주기때문에 어려움을 못느끼지만 정작 아이 스스로 하기는 너무 힘들어합니다. 


그럴때 아이가 부모에게 수학문제가 어렵다고 도움을 구하면 어떻게 할까요..?  


어른이 보기에 해당 문장은 별로 어려움이 없어 " 이렇게 ... 이렇게 하라는거잖아 하면서 식을 만들어 줘버립니다." 그러면 아이는 연산을 해서 최종 맞는 답을 써냅니다.  이때 부모입장에서 아이가 맞는 답을 써냈다고 안심해버리면 정작 중요한 문제이해능력을 익힐 기회를 막아버리게 되는겁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건 결과 값이 아니라  문제에 대한 이해가 전제가 되어야 하는데 얼른 아이가 답을 쓰도록 못참고 정말 중간 단계를 부모가 대신 해버리는것이죠.


  해당 문제에서 학생에게 기대하는 능력은 문장 문제에 이해능력인 것이죠.. 연산 능력을기대했다면. 처음부터 연산식을 놓고 풀라고 하지 문장으로된  문제를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기때문입니다.


  자녀를 혼낼때 부모의 모습역시  이러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아이에게 이해를 시키지 않고 결과만 요구하는것이죠. "너 잘못했니 안했니? " "맞아 안맞아..  응?"  이런식으로 ..   강요된 자녀의 행동 방향 요구로 인해,  아이는 왜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단지 부모의 혼냄을 벗어나기 위한 응대방법만 익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안씻고 있는 (2학년때) 아이에게 씻도록 실제로 유도했던 대화입니다.


P1.  아들아  어른씻어야지..  

S1.  안씻어 귀찮아...


P2.  그래?  안씻을꺼야?   아들한테는  몸을 깨끗이 씻는게 좋은거야... 아니면  안씻는게 좋은거야?  

(아이는 씻는 좋다는건 들어서 알지만.  그렇게 대답했다가는 바로 씻어야 한다는걸 알기에 반대로 대답합니다.)

S2 . 응 안씻는게 좋은거야. 


P3.  양치질도 안하고 그냥자서 이가썩어도 좋아?  그렇게 해서 병원에 가서 주사 맞아도 좋아?  아들은 병원에 가서 주사맞는게 좋은가보네..?  주사 맞는거 좋아?

S3.  아니 주사 맞는거 싫어.


P4.  안씻고 그냥 자면 결국 주사 맞으러 가야 하는데?  그럼 어떤게 좋은거야? 씻는게 좋아 안씻는게 좋아?

S4.  안씻고,  이가 썩어도 주사 안맞을거야..


P5.  그래?   아빠가 어렸을때  이가썩은 적이 있는데.  주사보다 100배는 더 아팠어.  그리고 결국 주사도 맞아야하고 이치료도 아프게 했는데.   아픈경험 다하고 결국 네가 싫어하는 주사까지 맞는데   그래도 안씻는게 좋아?

S5 .  ... 음..아니.  씻는게 좋아.


P6.   그래. 얼른 지금 씻어버리는게 좋은거야.  아빠도 씻는게 엄청 귀찮은데 그래도 나중에 아프고, 주사맞고 하는것 보다 나으니까. 귀찮지만 해야하겠지.  우리 이제 씻자..

S6.  응.. 




출처 crisispregnancyprogramme@flickr (여기 내용과는 무관)



  저는 부모는 아이와 대화에서 논리력으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겨야 한다는 말이 좀 과격하지만.  필요하다면 부모가 공부를 해서라도 아이가 납득이 가게 하는게 결국 부모의 몫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냥 한마디로 "이렇게 해!" 하는것은 아이가 그렇게 무조건적인 아이가 되길 기대한다면 몰라도 주도적인 아이가 되길 원한다면. 납득이 가도록, 그리고 아이가 다른 이에게 자신의 원하는 바를 전달할때 부모가 하는것을 그대로 배울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기위해 굳이 부모가 유창한 말을 해내지 않더라도,  그 뜻이 옳은 것이라면 인내심을 갖고 아이가 이해하도록 대화를 해나가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것은 아이가 어릴때부터 시작해야 할 수 록 좋은것 같고, (주변에 부모들 얘기를 들어보면)  사춘기쯤 가서 대화의 물꼬를 트기란 참으로 어렵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로 이해를 시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부모라면.  그냥 학원 선생님하고는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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